사회주의 이념이 치열했던 1930년~40년대의 소비에트 러시아 영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스탈린 체제 하의 영화
1930년대에 이르러 영화 산업은 스탈린의 철권 통치로 침체기로 접어들었습니다. 1933년 영화 제작은 거의 붕괴 직전의 위험한 고비를 맞이했습니다. 1935년에 다른 예술 분야와 마찬가지로 영화에서도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강요되었습니다. 당은 영화 제작과 배급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했으며 사전 허가와 사후 검열을 실시했습니다. 이 시기 제작된 많은 영화들은 완성 후 문서 보관소에 처박혔습니다. 영화는 긍정적인 주인공을 내세워야 했고 사회주의적으로 교훈적인 내용을 전달해야 했습니다. 레닌, 스탈린, 혁명 전사들, 당 영웅들과 노동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했습니다. 혁명적 주인공을 내세운 영화 중 <차파예프>(1934)는 사회주의 리얼리즘 예술의 성공작 중 하나로 영화제작자들과 관객들로부터 모두 갈채를 받았습니다.
소비에트 영화에서 정치와 이데올로기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한편, 오락과 환상 세계로의 탈출구에 대한 관객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뮤지컬 코미디들이 많이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소비에트 최초의 코미디 블록버스터는 1934년에 제작된 뮤지컬 코미디 <유쾌한 친구들>이었습니다. 이 영화가 낳은 효과는 1970년대 영화들에서도 감지되었습니다. 스탈린이 가장 좋아한 영화인 <볼가-볼가>(1938)에서 소비에트 농부들은 자신들의 운명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노래를 부릅니다. 성격의 묘사나 플롯의 창의성이 다소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코미디 영화들은 소비에트 시민이 번영하는 나라에 살고 있고 스탈린 치하의 삶이 실제로 더 나아졌고 즐거워졌음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1940년대 러시아 영화
1940년대에는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전쟁의 승리를 기원하는 작품들, 전선의 상황을 알리는 뉴스 영화, 국인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역사적인 영웅들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들이 제작되었습니다. 전시의 많은 영화에서 어머니 러시아를 대표한 것은 짓밟히고 수난당하는 여성의 형상이었습니다. 여성의 용기와 자기희생은 전후방 할 것 없이 모든 사람에게 감화를 심어줬습니다. 한편, 스탈린의 역할은 전지전능한 지도자로서 신화적 차원을 띠었습니다. <베를린 함락>(1949-1950)은 소비에트 전쟁 영화사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합니다. 이 영화는 스탈린의 인격을 무한히 칭송하면서 진실이 담겨있지 않은 전설들을 창조했습니다.
고전 문학의 영화화
소비에트 영화는 초기부터 러시아 고전문학을 영화화했습니다. 푸쉬킨, 고골,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고리키 등 풍부한 러시아 문학의 전통은 영화에 무궁무진한 소재를 제공했습니다. 문학작품의 영화화는 러시아 영화의 대표적인 특징이었습니다. 그것은 러시아 문학 유산에 대한 러시아 감독들의 애정을 보여줍니다. 대표적인 사회주의 리얼리즘 소설인 고리키의 <어머니>(1926)는 푸도프킨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습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 시대 후기에 문학 텍스트를 영화화하고자 한 유명한 감독으로 피리예프가 있습니다. 스탈린 사후 그는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을 각색한 <나스타샤 필리포브나>(1958, 『백치』 원작), <카라마조프 형제들>(1968-1969) 3부작을 제작했습니다.
이런 부류의 영화들 중 가장 유명한 영화는 세르게이 본다르추크 감독의 <전쟁과 평화>(1965-1967년)일 것입니다. 조국전쟁을 소재로 한 톨스토이의 소설을 총 7시간 분량의 4부작으로 제작한 이 영화에는 무려 12만 명이 출연했으며, 그 유명한 보로지노 전투 장면이 재현되었습니다. 본다르추크 감독이 직접 주인공 피에르 역을 맡기도 한 이 영화의 제작 수준은 매우 높았습니다. 의상, 인테리어, 현지 활영 등 모든 것에 신빙성이 있었습니다. 평화 시에는 무도회가 열리고 전장에서는 확실한 전투의 느낌이 생생하게 창조되었습니다. 소설의 대화들이 그대로 되풀이되는 장면이 많으며, 보이스 오버 해설은 관객에게 사건들을 중요성을 알려주기 위해 자주 사용됩니다. 엄청난 규모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대부분의 시간을 나타샤 로스토바, 피에르 베주호프, 안드레이 볼콘스키의 개인적 사건들에 할애합니다. 소설을 읽지 않은 관객도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장대한 톨스토이의 대작을 읽은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주된 인물들의 캐스팅도 더할 나위없이 완벽했습니다. 이 영화는 1969년에 최우수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습니다.